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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라이팬을 돌리던 어느 날, ‘툭!’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마치 팝콘이 튀는 듯한 작고 경쾌한 소리였죠.
    놀라서 팬을 내려놓고 귀를 기울였더니, 연달아 비슷한 소리들이 따라 나옵니다.

     

    그때 처음 알았어요.
    “아, 이게 바로 1차 크랙이구나!”

    커피는 익어가면서 말이 없지 않아요.
    소리로 말하고, 색으로 표현하고, 향으로 존재를 드러냅니다.
    오늘은 그 생생한 변화의 언어를 함께 배워보려고 해요.


    🫘 생두의 변화는 '드라마'입니다

    생두는 로스팅을 시작하는 순간, 말 그대로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습니다.
    다음은 로스팅 시 생두가 겪는 주요 단계예요.

    단계 온도 (대략) 생두 변화

    시작~건조기 25~150°C 생두가 노르스름, 생강색, 풀냄새, 수분 증발 시작
    갈변기 150~170°C 노란색 → 밝은 갈색, 구수한 냄새, 수분 거의 제거
    1차 크랙 180~200°C 팝콘 같은 소리, 내부 팽창, 기체 분출
    발전기 200~210°C 크랙 후 바디·산미 조절 가능 구간, 향미 발달
    2차 크랙 215~225°C 짧고 날카로운 소리, 오일 발생, 단맛보다 쓴맛 증가
    카라멜화/탄화 230°C~ 강배전, 다크 초콜릿·탄맛 영역

    🔊 1차 크랙 (First Crack) – 커피의 ‘사춘기’

    ✅ 어떤 소리?

    • 마치 팝콘이 ‘툭툭’ 튀는 소리
    • 규칙적이고 경쾌함
    • “터졌다!”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확실함

    ✅ 언제 일어날까?

    • 보통 8~12분
    • 온도는 약 185~200도 사이

    ✅ 왜 중요한가?

    1차 크랙은 생두 속의 수분이 증발하고, 내부 압력으로 세포 구조가 ‘터지며’ 일어납니다.
    이 시점부터 커피는 ‘익기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어요.

    👉 실전 팁:

    • 1차 크랙이 시작된 직후부터 각 로스팅 단계 선택이 가능해집니다.
    • 미디엄 로스트, 시티 로스트는 1차 크랙 직후에 많이 나옵니다.


    🔥 2차 크랙 (Second Crack) – 깊은 농도와 쓴맛의 경계

    ✅ 어떤 소리?

    • 짧고 날카로운 ‘따닥’ 소리
    • 마치 종이 타는 듯, 잦은 연속음
    • 1차보다 덜 명확하고 미세함

    ✅ 언제 일어날까?

    • 보통 1차 크랙 종료 후 1~3분 후
    • 온도는 약 215~225도

    ✅ 왜 중요할까?

    2차 크랙은 지질(기름)이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는 시점입니다.
    커피 맛은 묵직해지고, 산미는 거의 사라지며, 단맛보다 쓴맛·탄맛이 주도권을 잡습니다.

    👉 실전 팁:

    • 2차 크랙 직전은 풀시티 로스트
    • 2차 중반~후반은 프렌치 로스트, 이탈리안 로스트

    🎨 색상으로 읽는 로스팅 타이밍

    눈으로도 로스팅 정도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어요.
    처음엔 애매하겠지만, 몇 번 해 보면 느낌이 생깁니다.

    색상 로스팅 단계 특징

    노란빛/밝은 갈색 건조~갈변 시리얼 향, 볶음 미약
    갈색 1차 크랙 진입 직전 플로럴·산미 유지
    진갈색 1차 크랙 종료 후 밸런스 좋고 단맛 증가
    초콜릿색 2차 직전 무거운 바디감, 시럽 느낌
    짙은 갈색+오일 2차 이후 탄맛 증가, 오일 표면에 배어 나옴

    👃 냄새로 읽는 ‘성숙도’

    커피는 향기로 말합니다.
    다음은 로스팅 도중에 맡게 되는 주요 향이에요.

    • 🟢 풀향 – 시작~건조기 (생두 특유 냄새)
    • 🟡 곡물향 – 갈변기 (볶은 옥수수, 시리얼 느낌)
    • 🟠 플로럴/과일향 – 1차 직후 (가장 향긋한 타이밍)
    • 🔴 초콜릿, 견과류향 – 발전기 (달달함 올라오는 구간)
    • 탄내, 기름냄새 – 2차 이후 (오일이 나오고 스모키함 증가)

    👉 팁: 냄새와 색을 동시에 기억해 두면 ‘내 취향 타이밍’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 홈로스팅 타이밍 잡는 노하우

    1. 타이머는 필수!
      시작부터 끝까지 몇 분 걸리는지 기록하세요.
      나중에 똑같은 맛을 재현할 수 있어요.
    2. 1차 크랙 전후를 기준으로 판단
      • 1차 직후 30-60초: 라이트/미디엄 로스트
      • 1차 크랙 끝난 후 1-2분: 시티/풀시티 로스트
      • 2차 중반까지: 프렌치~다크 로스트
    3. 로스팅 중 불 조절은 ‘반응형’으로!
      생두가 너무 빠르게 변하면 불 줄이기,
      반응이 없으면 온도 살짝 올리기.
    4. 연기와 냄새로 판단하세요
      1차 크랙 후 연기 급증 → 2차 근접
      연기 색이 푸르스름→흰색→짙은 회색으로 변합니다.

    📌 정리: 당신만의 황금 타이밍을 찾아보세요

    커피 로스팅은 요리와 같습니다.
    레시피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감각이에요.

    소리, 냄새, 색… 처음엔 다 낯설겠지만, 몇 번 반복하면 나만의 기준이 생깁니다.


    “이 소리 다음에 불을 꺼야 맛있더라.”
    “이 냄새가 나면 바로 꺼내야지.”
    그게 쌓이면, 여러분도 충분히 ‘홈 로스터’입니다.


    📌 다음 편 예고:
    “☕ 로스팅한 원두, 언제 갈고 어떻게 보관할까?”
    방금 볶은 원두는 바로 갈면 안 된다? 숙성? 디개싱? 이 모든 걸 다뤄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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