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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도장리에 위치한 인 마이 메모리는 예술과 커피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커피에 철학을 담아 손님을 대접하는 특별한 카페입니다.
기억을 볶는 공간, 커피를 담은 철학 – 양평 도장리 『인 마이 메모리』에서 보내는 하루
양평에는 기억을 모으는 카페가 있습니다.
커피가 단지 음료가 아닌 삶의 태도이자 철학이 되는 곳.
그 이름부터 시처럼 아름다운,
‘인 마이 메모리(In My Memory)’.
1. 도시를 떠나, 기억 속으로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도장리. 서울에서 1시간 남짓, 차창 밖 풍경이 점점 푸르러질 때쯤 ‘여기 맞나?’ 싶은 한적한 마을에 다다릅니다. 계곡이 흐르고 산이 병풍처럼 둘러선 도장리 골짜기. 그런 곳에, 유럽풍 저택처럼 우아한 기와지붕이 보입니다. 바로 오늘의 목적지, 인 마이 메모리입니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도심에서 묻어온 소음이 싹 사라집니다. 대신 풀벌레 소리와 먼 산의 정적, 그리고 멀리서 풍겨오는 볶은 커피 향이 공간을 채웁니다. 마치 시간이 잠시 멈춘 듯한 이곳의 분위기는, ‘카페’라기보다 한 편의 정원, 혹은 기억을 담아 놓은 박물관에 가깝습니다.
2. 공간 자체가 기억이다
‘인 마이 메모리’는 누군가의 기억과 취향, 삶의 철학이 집약된 공간입니다. 외관은 한적한 시골집처럼 소박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집니다.
거실 한켠엔 고재(古材)로 짜여진 앤틱 가구들이 줄지어 서 있고, 벽마다 30년간 해외에서 수집한 예술품과 도자기, 오래된 회화들이 걸려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임헌창 대표의 손끝에서 탄생한 결과물입니다. 그는 30년간 해외를 돌며 수집한 소장품들로 이 공간을 ‘삶의 박물관’으로 만들었습니다.
한쪽 벽에는 커피와 예술, 삶에 대한 글귀들이 정성스레 적힌 작은 메모들이 빼곡히 붙어 있는데, 마치 누군가의 내면 일기장을 몰래 들여다보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이곳의 이름처럼, 모든 공간이 누군가의 기억이고 그 기억이 커피 한 잔 속으로 녹아들어 있습니다.
3. 커피는 그날의 감정이다
이곳의 커피는 특별합니다. 단순히 맛이나 향 때문이 아닙니다. 커피에 담긴 ‘철학’과 ‘마음’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임헌창 대표는 커피를 단순한 상품이 아닌, 소통의 매개체, 사람을 품는 도구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곳에선 커피를 팔기보다 ‘대접’합니다.
“첫 커피는 선물입니다.”
이 말은 단지 이벤트성 문구가 아닙니다. 실제로 이곳에 처음 방문한 손님에게는 자메이카 블루마운틴 커피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한 잔에 1만 원이 넘는 고급 원두를 아낌없이 내어주는 이 환대는, 돈으로 살 수 없는 따뜻함을 전합니다.
그는 말합니다.
“커피를 통해 기억을 나누고 싶습니다.
이 공간에서 마신 첫 커피가, 오래도록 그 사람의 기억에 남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커피 맛이 특별합니다. 기술이 아닌 철학이 담긴 커피.
온도도, 드립 속도도, 심지어 음악과 조명까지 조화를 이룬 그 커피는, 단지 입 안에만 남는 것이 아니라 가슴 속에 흔적을 남깁니다.
4. 예술과 커피, 일상을 감싸다
‘인 마이 메모리’는 단지 커피를 마시는 곳이 아닙니다.
이곳은 예술과 커피가 만나는 ‘복합 감성 공간’입니다.
임 대표는 커피를 예술처럼 다루고, 예술을 커피처럼 일상으로 끌어냅니다. 벽에 걸린 그림들, 책장에 꽂힌 미술서적, 도자기 하나까지도 모두 이 공간을 채우는 하나의 메시지입니다.
그가 수집한 그림 중 일부는 무명 화가의 작품도 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그림이 예쁘면 되지요. 유명세보다 진심이 중요하니까요.”
이 철학은 커피에도 똑같이 반영됩니다. 유명한 원두도 있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개성 있는 싱글오리진도 함께 다룹니다. 그날의 날씨나 손님의 기분에 따라 권하는 커피도 달라지죠. 마치 작은 전시회를 관람하듯, 이곳에서는 커피를 감상하게 됩니다.
5. 잊혀지지 않을 ‘한 잔의 기억’
나는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을 선택했습니다. 첫 잔은 선물이라며, 바리스타가 조심스레 내려준 커피. 따뜻한 잔을 두 손으로 감싸며 창밖을 보니 도장리 마을의 풍경이 그림처럼 퍼져 있습니다.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오래 이 공간에 머물고 싶을까?’
답은 명확했습니다.
이곳은 삶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드문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커피를 마시며 ‘멍때리는 시간’이 자연스럽고,
사장님과 짧은 인사를 나누는 그 순간조차도 하나의 작은 감동으로 남는 곳.
6. 방문 전 알아두면 좋은 것들
항목 내용
📍 주소 |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도장리 251 |
☎ 전화 | 031-775-7005 |
⏰ 운영시간 | 화–토 12:00 ~ 17:00 |
🚫 휴무일 | 매주 일요일, 월요일 |
💡 방문 팁 | 예약 손님이 많은 편이므로 사전 연락 필수 |
🚗 주차 | 전용 주차 공간 있으나, 주말은 혼잡할 수 있음 |
7. 마무리하며 – 기억의 향을 간직하고 싶다면
요즘 카페는 너무 많습니다. 인스타용 인테리어, 예쁜 디저트, 유명세 있는 원두. 하지만 그런 요소가 없다 해도, 오히려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공간이 있습니다.
‘인 마이 메모리’는 그런 곳입니다.
커피의 향으로 기억을 빚고,
예술로 일상을 감싸며,
사람의 따뜻한 마음으로 하루를 채워주는 곳.
서울에서 멀지 않지만, 마음으로는 훨씬 먼 곳.
그래서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공간.
양평을 여행하신다면, ‘인 마이 메모리’에서 커피 한 잔 하며
잊고 있던 내 마음의 기억을 꺼내 보세요.
그 커피는 단지 향기로 끝나지 않고,
당신의 ‘기억 속 노트’ 한 페이지에
진한 갈색 잉크로 써내려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