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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맛의 80%는 생두에서 결정됩니다. 생두의 색, 수분 수치, 광택, 결점 여부는 물론, 뉴 크롭, 커런트 크롭, 패스트 크롭의 차이까지 커피 애호가라면 꼭 알아야 할 생두 품질의 모든 것을 정리했습니다.
생두의 품질을 결정짓는 다섯 가지 요소: 색, 수분, 광택, 그리고 ‘뉴 크롭’의 비밀
향긋한 커피 한 잔 뒤에는 놀라운 비밀이 숨어 있습니다. 그 비밀은 바로 ‘생두(Green Bean)’에 있습니다. 우리가 매일 마시는 커피는 단순한 로스팅의 결과가 아니라, 처음부터 좋은 생두를 고르는 일에서부터 시작되죠. 오늘은 커피의 시작점이자 품질을 좌우하는 생두의 색, 수분, 광택, 그리고 크롭(수확 시기) 용어에 대해 파헤쳐보겠습니다.
1. 생두란 무엇인가?
생두는 커피 체리에서 껍질과 과육을 제거한 후 건조시킨 상태의 볶지 않은 커피콩입니다. 초록빛을 띠기 때문에 영어로는 “Green Bean”이라고 부르며, 커피 품질의 뿌리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기도 합니다. 이 생두가 어떻게 생겼고, 어떤 상태인지를 아는 것은 바리스타는 물론 커피 애호가에게도 필수적인 감별 기준이 됩니다.
2. 생두의 품질을 판가름하는 주요 요소
✅ 1) 생두의 색(Color)
고급 생두는 일반적으로 청록색이나 연한 올리브색을 띱니다. 색상은 생두의 신선도와 건조 상태를 반영하는 가장 직관적인 지표인데요. 너무 누렇거나 회색빛이 돌면 오래된 생두일 가능성이 높으며, 산미와 향미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 좋은 생두의 색: 밝고 선명한 녹색 계열
- 나쁜 생두의 색: 갈변, 황변, 또는 균일하지 않은 색상
🌿Tip: 색상이 너무 어두운 경우는 과건조일 수 있고, 너무 밝거나 누렇다면 미숙한 수확일 수 있어요.
✅ 2) 생두의 수분 수치(Moisture Content)
생두의 적정 수분 함량은 **10~12%**가 이상적입니다. 수분이 너무 많으면 보관 중 곰팡이와 발효가 발생할 수 있고, 너무 적으면 생두가 건조하고 퀄리티 저하의 원인이 되죠.
- 적정 수분율 (10~12%): 로스팅 시 균일하게 열이 들어가면서 균형 있는 향미 표현
- 수분율 13% 이상: 곰팡이, 미생물 증식 위험
- 수분율 9% 이하: 푸석푸석한 원두, 로스팅 시 불균형 발생
💡요즘은 디지털 수분 측정기를 사용해 정확한 측정을 진행하는 로스터리도 많습니다.
✅ 3) 생두의 광택(Glossiness)
생두는 본래 광택이 없는 담백한 색을 띠어야 합니다. 반짝이는 생두는 오히려 건조가 제대로 되지 않았거나, 유분이 표면으로 올라온 부적절한 보관 상태를 의미할 수 있습니다. 광택이 난다는 것은 겉보기엔 신선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미세한 발효나 수분 잔류 때문일 수 있어요.
- 좋은 생두: 매트한 질감, 균일한 색상
- 문제 생두: 번들거림, 얼룩진 광택
✅ 4) 생두의 결점두(Defective Beans)
품질 좋은 생두는 균일한 크기와 형태를 가져야 합니다. 반면 품질이 낮은 생두는 벌레 먹은 흔적, 깨짐, 갈라짐, 검은 점, 이물질이 섞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결점두가 많으면 많을수록 **컵 퀄리티(Cup Quality)**는 급격히 떨어지죠.
- 주요 결점두 종류
- 블랙 빈 (Black Bean): 심하게 발효된 콩
- 소우르 빈 (Sour Bean): 발효 실패로 신맛만 남은 콩
- 브로큰 빈 (Broken Bean): 수확/가공 과정에서 부서진 콩
- 벌레 먹은 콩: 진균 및 잡맛 유발
📌 생두의 등급은 대부분 ‘결점두 수’에 따라 정해집니다. 예: SCA 기준 ‘스페셜티’ 등급은 300g당 결점두 5개 미만.
3. 생두의 ‘크롭’ 용어: 뉴 크롭, 커런트 크롭, 패스트 크롭의 차이
🌱 1) 뉴 크롭(New Crop)
뉴 크롭은 가장 최근 수확되어 가공, 선적까지 끝난 생두입니다. 일반적으로 수확 후 2~3개월 이내의 생두를 말하며, 신선한 향미와 선명한 산미가 특징이죠.
- 맛 특징: 산뜻하고 과일향이 강함
- 추천 대상: 필터 커피, 라이트 로스팅
- 주의할 점: 수분 함량이 높을 수 있어 로스팅 시 다소 예민
🍃 2) 커런트 크롭(Current Crop)
커런트 크롭은 전년도에 수확되어 현재 시즌까지 유통 중인 생두를 의미합니다. 일정 수준의 숙성과 건조가 진행되어 안정적인 맛을 보여주는 생두입니다.
- 맛 특징: 밸런스 좋고 향미가 안정적
- 추천 대상: 에스프레소용, 대중적인 블렌드
- 장점: 로스팅 난이도가 낮고 보관이 용이
🍂 3) 패스트 크롭(Past Crop)
패스트 크롭은 수확 후 1년 이상 지난 생두를 말합니다.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생두 내부의 지방산이 산화되어 쾌쾌한 맛, 무미건조한 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맛 특징: 향미 저하, 묵직한 맛
- 활용도: 저가 블렌드, RTD 제품 등
- 보관 조건: 낮은 온도/습도 필수
🕒 Tip: 뉴 크롭 → 커런트 크롭 → 패스트 크롭 순으로 시간이 흐릅니다. 생두도 결국 ‘신선식품’이라는 사실, 잊지 마세요.
4. 생두를 고를 때 꼭 기억해야 할 체크리스트
항목 체크포인트
색 | 밝고 청록색 계열, 균일한 색상 |
수분 | 10~12% |
광택 | 매트한 질감, 번들거림 X |
결점두 | 300g당 결점두 5개 이하 |
크롭 상태 | 최근 수확(뉴 크롭/커런트 크롭) 선호 |
5. 생두는 결국 ‘농부의 정성’이 만든 예술품
우리가 마시는 커피 한 잔은 단순한 음료가 아닙니다. 그것은 농부의 손끝에서 시작된 ‘예술’이며, 생두 하나하나가 그 정성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생두의 색, 수분, 광택, 결점 상태, 수확 시기까지 꼼꼼하게 살핀다면 커피의 품질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되고, 더 나아가 직접 로스팅이나 브루잉을 할 때 훨씬 섬세한 감각으로 접근할 수 있죠.
마무리: 좋은 커피는 좋은 생두에서
커피를 사랑한다면, 생두를 아는 일은 더 이상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색, 수분, 광택, 크롭 용어 하나하나가 커피의 세계를 넓히는 지름길이니까요. 다음 번 카페에서 커피를 마실 때, 혹은 생두를 고를 때 오늘 배운 기준을 한 번 떠올려 보세요. 그 순간, 커피의 깊이는 훨씬 더 풍성해질 것입니다.